깊어만 가는 정비업계와 보험업계... 과연 그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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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만 가는 정비업계와 보험업계... 과연 그 끝은?

깊어만 가는 정비업계와 보험업계... 과연 그 끝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보험업계와 정비업계 간 싸움의 골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지난 7월 29일 평택에서 전국 정비업체 대표 80여명이 모여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날 간담회는 ▲삼성화재의 불법 횡포 및 부당이득에 대하여 ▲AOS 프로그램 문제점 ▲AOS 프로그램 도장료에 대하여 등 팩스로 보냈던 3가지 문건에 대한 설명과 ▲보험사들이 국민과 정부와 언론을 상대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현재 보험료가 인상되면 정비업자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에 대해 3시간 가량 논의가 진행되었다.

이 날 간담회는 삼성화재와 소송을 진행 중인 (주)장안공업사(경기도 화성시 장안면 어은리 소재) 김연정 대표 가 전국 검사정비업체 대표들에게 보낸 팩스에 대해 의외로 격려와 문의가 많이 오자 설명 형식으로 개최한 자리였다.  

주최 측은 2008년 12월부터 삼성화재의 AOS 프로그램을 이용한 임의삭감, 공임누락, 중복체크 삭감 등 불법적인 횡포와 싸우면서 수 십 가지 항목에 대해 내용증명을 보낸 결과 문제점으로 지적한 공임이 대부분 정상화 되어 월 매출 약 150만원 정도의 공임을 되찾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도 2005년도 건교부 공표 “개정표준작업시간” 책자에 수록되어 있는 300여대의 차량 중 일부만 제외하고는 AOS 프로그램 상에 잘못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2005년도 건교부 공표 “개정표준작업시간” 책자와 AOS 프로그램 과의 차이점과 고의삭감으로 주최 측에서 제시한 몇 가지 예를 살펴보면

▲각 차량의 휠 하우스 보강패널 2시간(책자 기준)을 완전 누락 또는 1시간으로 기록해 놓았던 것을 정상으로 만들어 놓았으며 (내용증명서에 언급하지 않은 차종은 현재도 누락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음)

▲앞 뒤 범퍼 탈착, 오버홀, 수리(책자 기준)를 청구하면 오버홀 공임이 삭제되었으나 현재는 모두 인정해 주고 있으며

▲최신 차종에는 앞 패널 배선, HID 램프 오버홀, 텔레스콥 노즐, 루프 랙, 후방감지센서 등 무수히 많은 부분을 인정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주장에 대해 자동차기술연구소(이하 기연) 임장호 전산부장은 “보험업계와 정비업계 협의체인 기술실무위원회에서 2005년 이후 나온 차량에 대해 정비시간을 산출하고 있고 전국연합회에서 AOS 프로그램을 감시하고 있으며 시정(수정)을 요구하면 즉시 반영하고 있다” 고 반박했다.

하지만 주최 측은 “2008년도 도장요금 13.23% 인상에 대한 것만 왔었지 다른 것에 대해서는 한 번도 문의 및 합의한 사실이 없다” 고 했으며 “보험사와 기연에서 전국연합회에 AOS 프로그램 자체를 설치해 주지 않았기 때문에 감시할 수도 없다” 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보험개발원 수리비 지급 현황에 따르면 1994년 물가지수 66.9 일 때 보험사고 건당 공임은235,490원이었는데 2007년 물가지수 104.8 일 때 공임은 190,670원으로 오히려 감소해 정비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주최 측은 주장했다.

보험업법 제189조(손해사정사의 의무) 제3항 제1호는 손해사정사 또는 손해사정업자가 “고의로 진실을 숨기거나 거짓으로 손해사정을 하는 행위” 를 금지하고 있으며 204조(벌칙) 제1항 제9호는 “이를 위반하는 손해사정사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고 규정하고 있다. 주최 측은 2010년 2월 16일자 각 보험사 대표이사에게 내용증명서를 보냈기 때문에 이 금지 규정에 의해 보험사가 2005년 건교부 공표 “개정표준작업시간” 책자에 나와 있는 데로 하지 않고 AOS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고의적으로 정당한 공임을 삭감했다면 “형사처분” 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날 참석한 경기검사조합 회장단 측은 삼성화재와의 소송 건은 장안공업사 김연정 대표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라 모든 정비업체의 권익이 걸린 소송이므로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또 이틀 전 발족한 한국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연합회(이하 한정연)도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경기조합 중부협의회에서는 소송비 일정부분을 이미 지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틀 전 발족한 가칭 한국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연합회(회장 정일) 측에서는 이 날 행사를 알고 있었으면서도 참석하지 않아 “조합원의 권익을 위한 역할을 제대로 해 낼지 걱정된다” 고 한 참석자가 우려를 표했다.

김연정 대표는 “전국 4900개 정비업체의 사활이 걸려있는 싸움이기 때문에 꼭 이길 것” 이라면서 힘을 모아 달라고 정비업체 대표들에게 간곡히 부탁했다.

한 편 일부 조합 측에서는 이 날 행사에서 거론된 AOS 프로그램의 불합리한 문제점이 개선되기 어렵다고 결론짓고 AOS 를 대체할 새로운 프로그램을 찾고 있는 중이며 상당히 구체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0년이 훨씬 넘는 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리잡은 AOS 프로그램의 방대한 데이터를 다시 입력해 안정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단체 차원에서 넘어야 할 난제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사용해 정비업체와 보험사가 컴퓨터 시스템 상에서 ON LINE 연결이 안 될 경우 보험수리비청구서를 메일 또는 팩스로 보내거나 보험사 직원이 직접 정비업체를 방문해야 하는 불편이 발생할 수도 있다. 보험사에 서류 더미가 쌓이고 일일이 수기로 재작성해야 하는 구석기 방식으로 되돌아가 업무가 마비될 수도 있다. 고객의 불편함이 볼모가 될 수도 있다. 얼마나 많은 회원들이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동참할 것인가도 미지수다.

보험사와 정비업체간 싸움이 공임과 작업시간이라는 수치 싸움에다 본격적으로 시스템 싸움까지 겹쳐지면서 싸움의 골은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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